주님, 이 시간 주님 앞에 엎드립니다.
지난 한 주 어깨에 짊어진 모든 짐들과 걱정, 근심, 그리고 감정의 찌꺼기들을 주님 앞에 모두 내려놓습니다. 주님 안에 거하지 않고 자책하거나 원망하고, 후회하거나 불안해하는, 어쩔수 없이 연약한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탕자를 따뜻하게 안아주신 아버지의 넓은 가슴으로 우리들을 안아주소서. 큰 아들 곁에 늘 함께 계셨던 무한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우리들 곁에도 항상 함께 계심을 깨닫게 하소서. 사순절를 지내는 시간동안 그리스도께서 가신 좁은 길, 고난의 길을 묵상하며, 우리 또한 그 길에 조율하여, 그리스도의 피로 생명을 살리는 역사의 행렬을 이어가게 하소서. 아직도 쌀쌀한 날씨이지만 새싹은 고개를 내밀고, 곳곳에 꽃들이 봄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가는 나라에도 희망의 싹이 자라나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평화로 꽃피워 주소서. 살아계신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기도드립니다. 아멘. 오늘은 우리 교회 잔칫날입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마음껏 축복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니 타종교인도 있습니다. 종교가 없는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잔치를 통해 이웃종교인들을 만날 때 환대하고 축복해 주시는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식사를 앞두고 예식을 길게 하자니 방금 예배 드리고 와서 또 드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영어를 쓰는 분도 계시고, 포르투갈어가 편한 분도 계십니다. 이런저런 사연이 겹쳐 오늘 축복 예식은 담임목사의 축복 기도로 대신합니다. 대신 한 주간 여러분 시간 나실 때마다 아래 기도문을 가지고 브랜든을 축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창조의 하나님, 일년 전 온 세상이 깜깜할 때 한 생명을 허락하시고 이 가정과 교회가 은혜 안에서 양육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은혜의 하나님, 이 가정에 함께 하시어 거룩하게 하옵소서. 이 아이가 평생토록 하나님만 섬기게 하소서. 이 아이가 날마다 건강하고 지혜롭게 커가며 늘 엄마 아빠의 기도와 믿음을 본받게 하소서. 나아가, 이 아이기 사는 동안 늘 하나님께서 펼치시는 은혜의 날개 아래 거하며 마침내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주어진 사명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앞길을 환히 밝혀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 도끼가 네 도끼냐’ 하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도 잘 아실겁니다. 정직과 성실의 가치가 잘 담겨있지요.
저는 이 이야기들이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줄 알았습니다. 외국 생활을 처음 할 때의 잇점이 어학 공부때문에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만난다는 점인데, 왠 나라마다 다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가 다 자기 나라 이야기라고 우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 유사한 경험이 쌓이면서 생각에 작은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합니다. ‘아, 내가 아는 세상이 다가 아니었구만.’ 하는 사실을 깨닫고, 정확한 정보를 사랑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천천히 시각이 교정되기 시작합니다. 사실 금도끼 은도끼의 원작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와 간사한 나무꾼>입니다. 인류의 생각이 꽃피던 시대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퍼졌을 뿐입니다.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가 출현하던 시대를 축의 시대라고 하는데, 일종의 종교가 탄생하고 철학이 시작된 시대라 해서 야스퍼스가 기원전 육백 년 전후를 <축의 시대>라고 명명했습니다. 바로 이 시대에 이솝 우화가 탄생했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던 이야기였는데 이걸 파고든 사람, 곧 요즘으로 치면 연구논문을 낸 사람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소크라테스도 사형 직전 죽기 전까지 읽은 책이 이솝 우화였다지요. 예수님도 이솝처럼 동물 이야기를 간혹 비유로 드셨습니다. 이솝 우화보다 한 번 더 꺾여 있고, 그만큼 더 심오한 통찰이 담겨 있는 비유들이지요. 이솝 우화에 가장 많이 나오는 동물은 여우가 아닐까 합니다. 우화의 독자들을 골탕먹이던 존재, 즉 사악하고 교활한 마음을 가진 경제적 신분적 포식자들이지요. 그러나 꼭 여우가 밖에 있는 다른 대상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안도 들여다 봐야죠. 사순절 둘째 주간을 맞이하는 오늘부터는 <내 마음 속 여우>를 찾아 떠나봅니다. <꽃에 물을 주며>
한 번 더, 여름이 시들어 가기 전에 우리는 정원을 보살펴야겠다. 꽃에 물을 주어야겠다. 꽃은 벌써 지쳐, 곧 시들어 버릴 것이다. 어쩌면 내일이라도. 한 번 더, 또 다시 이 세계가 미치광이가 되어 대포 소리 요란하게 울리기 전에 우리는 몇 가지 아름다운 것들을 즐기며 그들에게 노래를 불러 주어야겠다. - 헤르만 헷세의 <정원일의 즐거움> 중에서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우두커니 남아버린, 주인 없는 포인세티아 두 그루가 있었습니다. 교회 사무실에 두고 적당히 물을 주었습니다. 똑같이 물을 주었는데 한 그루는 싱싱하고, 한 그루는 말라갑니다. 작년에서야 흙과 씨름해 보기 시작한 저로썬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결국 뼈만 앙상하게 남은 포인세티아 한 그루를 아파트에 버리려고 차에 실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붉은 꽃잎 하나가 바람결에 바르르 떨더니, 차에서 내릴때까지 용케 붙어 있습니다. 차마 헤어질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지극 정성으로 보살핀지 사흘 쯤 되니 고목에서 순이 올라옵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눈꼽보다 작은 순이 제 눈에는 그렇게 커 보입니다. 지난 재의 수요일 오후의 기쁨입니다. 매일 자라는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메마른 우리 영혼의 가지에 물 주시는 하나님께 기쁨이 되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건의 발자국 하나가 주님께 큰 기쁨이 됩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
United Church of Christ officers 평화의 하느님, 간절한 마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합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외침이 외면당하는 이 순간, 이들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 주소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잔혹한 폭력이 중단되게 하시고, 외교적 협상으로 복귀하게 하소서. 마침내 갈등이 종식되게 하소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세상에서의 고통을 뒤로 하고, 당신 품 안에서 맞이하게 될 영원한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여러 나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전쟁과 유혈 사태의 위기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게 하소서. 정의로운 평화로 인도하소서. 우크라이나의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어른들의 탐욕에 아이들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과 같이 그들의 자녀들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루 종일, 매 순간 그들의 평화를 위해, 그들을 보호하시도록 기도하게 하소서. 간절한 기도와 금식으로 연대하게 하소서.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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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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