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 범죄가 날로 더해갑니다. 가만히 운전하는데도 빵빵대는 차들이 두렵습니다. 속도를 늦추어 혹여나 있을 참사를 피하고 봅니다. 차이나타운이나 다운타운에서 일하는 타주 한인들은 날마다 ‘오늘도 무사히’를 기도한답니다.
그러던 찰나, 아틀란타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총기사건입니다. 입에 밥 숟가락 넣으려고 이 난리통에 목숨걸고 일하던 여인들의 비보, 우리 한인 누이들 4명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총기사고는 보통 무장한 사람이, 무장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저지릅니다. 남자가 주로 저지릅니다. 백인이 주로 저지릅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을 희생시키기 위해, 여자나 어린이같이 약한 사람과 뭉칠 줄 모르는 약한 인종을 찾습니다. 인종과 젠더의 혐오가 합쳐져 결국 아시안 여성이 폭력의 타겟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뭉쳐본 적이 없습니다. 대의기구에 사람을 많이 뽑지도 못했습니다. BLM때, 방관적이거나, 약탈 방화 등 일부 어두운 면만 가리켰습니다. 이번 사건도 “언젠가 저럴 줄 알았지”, “성매매하던 여자들이다”운운하며 헛똑똑이 소리만 내다 끝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인 커뮤니티는 우리와 함께 싸워주겠답니다. 여성 커뮤니티는 내 일처럼 슬퍼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것이 내 일이 아니 라면, 우리 자녀들의 내일은 불투명합니다. <누가 이웃인가?> 3/6: 유색저소득이민자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입니다. 아주 멋진 말이죠? 그런데 저는 마치 문닫았던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 유원지에 휘날리는 빛바랜 만국기같이 느껴집니다. 아시안 청소년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 라는 괴롭힘을 당합니다. 조금 열심히 공부하려는 아프리칸 아메리칸들도 “너는 백인이 아니야, 흑인이야” 라는 말을 같은 흑인으로부터 듣게 됩니다. 빈민가에는 저소득이민자들이 모입니다. 은행도 없습니다. 주류인종들이 착실히 저금하고 이자를 받을 때, 이들은 수수료를 내고 Check-Cashing을 해서 손해보고 삽니다. 마트도 없어 뭐든지 비쌉니다. 몇 해전 남미 이민자들과 함께 일한 적이 있습니다. 한인들은 창고형 대형 매장에서 알뜰하게 장봐서, 도시락 싸올 때, 아미고들은 하루 식비만 20불을 넘게 사용합니다. 환경이 빈곤을 가속화합니다. 너무 위험해서 교회도 흔치 않습니다. 사회 복지, 교육 시설도 미미합니다. 고등학교 졸업률이 35% 입니다. 문맹이 대를 잇습니다. 21세기 미국 어딘가입니다. 이런 곳을 선교지로 삼고 섬기는 목회자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걱정하는 분들의 이런 말이 힘을 쭉 뺀답니다. “근데 흑인들은 왜 이렇게 게으른지 모르겠어요“ 힘이 있으면 도와주고, 동의하지 않더라도 조용히 자신의 몫을 찾는 게 그리스도인의 인지상정입니다.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까? 생각이 깊어지는 봄날입니다. <누가 이웃인가?> 2/6: 성소수자
사순의 시절, 누가 우리 이웃인지 이어서 돌아봅니다. 예수님의 질문으로 바꿔서 물어도 좋겠습니다. “누가 강도만난 자인가?” 오늘의 질문으로 바꿔봅니다. “누가 혐오당하는 자인가?” 유대사회에서는 문둥병자, 세리, 귀신들린 자, 소외된 자, 죄인과 여성이 혐오스러운 존재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마리아인은 최고의 혐오 대상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매일 세 번씩 사마리아인들과 이방인들이 멸망하도록 기도했습니다. 오늘날 크리스챤들은 역사와 함께 조금씩 진보해왔습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한센병 환자들은 저주받은 존재였지만, 오늘날 교회들은 그들을 위해 큰 버스를 타고 자원봉사를 갑니다. 그러나 여전히 차별의 시선을 받는 이들이 있습니다. 성 소수자들을 못 잡아먹어 안달입니다. 결국 지난 두 주 사이, 꽃다운 소수자 두 분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민주적인 정부도, 양심있는 지식인도 모두 “나중에”로 일관한 결과입니다. 소리 내지 못한 저도 그 한 사람입니다. 사랑은 믿음의 결과입니다. 잘못된 믿음은 사랑의 길이 아닌 혐오의 길로 인도합니다. 한인 성소수자들의 경우 더 갈 곳이 없습니다. 여전히 저주받는 현대판 사마리아인들입니다. 지금 교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주님의 물음에 나몰라라 하고 있진 않습니까? 혐오와 외면을 품은 그리스도인에게 부활은 위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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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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