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과 영원에 눈 뜨게 하신 주 | 곽노순
우리 형편을 아시는 하느님, 우리가 밥과 옷과 집과 자동차만으로 살 수 없고 당신의 얼굴을 사모하는 갈증을 심어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친구가 있으나 친구와 원수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변하는 이 세상이기에 당신의 아드님으로 영원한 친구 되게 하신 것을 감사합니다. 우리가 내 생각과 내 감정과 내 뜻마저 믿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바다에 뜬 낙엽처럼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하느님, 우리 존재 중심에 당신의 영을 접목시켜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당신의 영이 우리 속에 활활 타는 불길 되어서 어두움과 어리석음, 차가움과 비정함, 게으름과 회의를 불사르시고 날로 연기 없는 불길로 태우게 복을 주시옵소서. 알몸으로 와서 알몸으로 당신 앞에 서야 하는 이 여정을 잊지 않게 하시고, 이 여정을 가는 동안 수시로 이 성전에 저희를 불러들여서 당신의 무한과 영원에 눈뜨게 하신 것을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붙은 세상의 먼지를 성전 문 밖 문지방 바깥에 떨어 놓고 들어오게 하시고 우리의 빈 항아리에 당신의 은총을 그득히 채워 주시옵소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남김없이 비우신 그리스도 이름 받들어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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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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