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에서 가족 행사가 있었습니다. 목회자이신 아버지께서 50년간 목회하신 것을 축하하는 ‘성역 50주년‘ 기념 예배를 드렸습니다.
고국에 방문할 수 없는 저는, 아버지의 목회를 돌아보며, 동영상을 만들어서 선물드렸습니다. 수백 장의 사진을 가지고 5분 안에 집어 넣으려니,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사역의 엑기스만 추려야 했습니다. 50년 세월에 각종 연합기구나 지역사회 단체 활동이 이어져 수십 가지 맡은 일이 있었지만, 그런 직위를 다 나열할 가치는 없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때론 독재 정권에 맞서서 항거하고, 타종교인들과 대화하며, 평화를 일구어 나갔던 충성스러운 목회 여정을 다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부흥선교단 단장으로 헌신하고, 수 백개 교회에 전도 특강을 하러 다니며, 특별히 중재자로 각종 교회와 목회자들을 화해하게 만든 사건들도 그 5분 안에는 담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많은 가짓수의 일을 했는지를 전시하는 자리는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은 목사로써 하나님 앞에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목양을 했는지가 포인트였습니다. 한 영혼을 사랑하고, 설교와 목회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골자만 정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인생의 곁가지들을 돌아봤습니다. 이곳 저곳에 쓰임 받고, 기여하는 활동은 세상을 더 환하게 만들고,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사역입니다. 여전히 마음 가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것이 훗날 하나님 보시기에 좋을 것입니다. 더불어 아버지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가지고 제 목회를 돌아봤습니다. 매일 새벽 교인들께 말씀 전하시고, 성전 곳곳을 깨끗이 정비하시고, 일과 중에는 등을 기대는 모습 한 번 볼 수 없었던, 늘 기도하셨던 그런 기본기가 뼈대가 되어 50년의 성역을 이루어나갔음을 깨달았습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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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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