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어른이 없다고 합니다. 왜 그 많던 어른이 없어졌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모든 것이 공개된 투명사회를 살아가면서 어른 행세하는게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게 된 것도 한 몫 하게 됐습니다.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저는 저와 성향이 다른 목회자들도 존경할 부분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한 사람을 스승으로, 어른으로 모시기는 어렵지만, 부분이 모여 집단을 이룬, 영혼의 스승은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어른이 없다는 말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리더가 되실만한 그릇이 되는 분이 없다는 뜻도 있겠지만, 어쩌면 우리 혼에 대고 소리쳐 주시는 분, 혼을 내주시는 분이 없다는 말입니다. 간디, 만델라, 마틴 루터 킹 같은 분들이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맥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지난 18일 연세대학의 유동식 교수님이 향년 100세를 일기로 소천하시면서 깨달았습니다. 어른이 없는 게 아니라 찾지 않는 시대구나. 우리 교회 설립 목회자이신 유철옥 목사님과 보스턴대학 동문이시면서 지난 80년대에 두 차례나 오셔서 강단에 서셨습니다. 교회역사를 정리하면서, 키가 훌쩍 크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뵙고, 빳빳한 바짓단에 무척 멋있고 인상깊었습니다. 문득 거의 30년 전 배우고 은혜받았던 풍류도 신학을 돌아봤습니다. 유교수님은 최근 K-culture를 보고도 우리 민족만의 풍류가 작동하는 증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교가 한국에 들어와도 한국적 불교가 되고, 유교가 한국에 들어와도 한국적 유교가 되듯이 그리스도교도 한국적 풍류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보내면서 특별히 집에서 온라인 성찬을 하면서 일부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이 왔습니다. 남의 소리 듣고 은혜받는 신앙생활이 아닌, 내 신앙, 내 성경, 내 성찬은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안의 풍류와 더불어 빚어질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마련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Comments are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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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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