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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Pastoral Column

통과의례

10/31/2021

 
결혼식에 비가 오면 부자로 산다는 덕담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어제 결혼식에 비가 많이 왔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신랑 신부와 멋진 피로연장, 맛있는 요리가 일품이었습니다. 우리 교회 식구들을 위해 한 테이블을 만들어주신 조 권사님 덕택에 단체 사진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지게 차려 입고 비를 쫄딱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우산 없이 비 맞는 것을 좋아합니다. 젖은 상의를 벗고 운전을 하다보니 뽀송뽀송해지는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린 시절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저를 포함해서 동네 꼬마녀석들이 우리 집 앞에 모여 비를 한 참 맞으며 이름 없는 몸부림을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비 맞는게 좋았던 이유는, 아마도 집에 가서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 따스함에 연원한 것이겠지요. 새 옷을 입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마시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두 주일 안에 가까운 분들의 관혼상제를 가까이서 지켜봅니다. 서글픈 장례식, 신나는 결혼식, 그리고 다음 주에는 세례식이 이어집니다. 프랑스 인류학자 아놀드 반 겐넵은 이같은 의식이 모든 사회에 두루 존재함을 밝히고, 통과의례라고 이름붙였습니다.

이 통과 의례라는 것들이 시간의 순서대로 치면 죽음을 향해 한 단계씩 문을 통과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본향을 향해 가는 성도 입장에서는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뒤로 하고 한 단계씩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치 비를 맞은 옷을 벗어버리고 뽀송뽀송함을 귀히 여기듯이 말입니다. 모든 통과의례는 죽음을 전제로 합니다. 옛 자아는 버려야 합니다. 성인식을 했는데 아이로 살면 안됩니다. 결혼식을 했는데 싱글처럼 살면 안됩니다. 중요한 관문을 통과했으면 다음 단계에 맞는 신분으로 감격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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