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던 무비 나잇입니다. 넷이서 소파에 낑겨 앉아 해리포터를 봅니다. 욕심꾸러기 아이 엉덩이에 꼬리가 생기는 마법을 보고 온 식구가 깔깔깔 웃습니다.
그러다 긴장하고 보던 큰 아이가 스르륵 제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딸 아이와 서로 기대어 영화를 본다는 것,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사실 아이가 기댄 어깨는 참을 수 없이 아팠습니다. 불과 하루 전 백신을 맞은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참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니까요. 해리포터의 마법보다 저에게는 이 사랑의 마법이 더 신기합니다. 오늘부터 대면예배가 재개됩니다. 생각보다 예배당으로 복귀하는데 오래걸렸습니다. 하지만 모두 백신을 맞고 안전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데 모여 예배드리는 것의 기쁨과 더불어 특별히 우리에게는 서로 얼굴을 본다는 설렘도 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한 번도 보지 못한 지체들도 있고, 심지어 1년 넘게 만나지 못한 분들도 계십니다. 모쪼록 전반적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감사한 일입니다. 교회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주는 곳 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말도 있지요? 아파 본 사람이 치유할 수 있는 법입니다. 누군 가의 어깨에 기대어 회복을 경험했다면, 내 어깨를 내어주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그동안 가정예배로 신앙의 심지를 지켜오신 분들을 축복하며 환영합니다. 각자의 처소에서 드리는 예배도 의미 있었지만 모이는 것만 못합니다. 서로 마주할 수 있고, 서로 어깨를 내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부터 다시 사랑의 공동체를 세워나가길 소망합니다. 댓글이 닫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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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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