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입니다. 공동구매가 시작됩니다. 싱글맘들을 우리는 마음에 품었습니다. 몇 해동안 공동구매를 통해 수익금으로 렌트비를 지원했습니다. 어느덧 수익금보다 후원금이 더 많아졌습니다.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은 교회들이 참여합니다. 또 교회는 다니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정신을 존중하는 길벗들이 참 많습니다. 지금은 뉴욕 뉴저지 시카고 텍사스까지 연 8만불 이상의 싱글맘을 향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킵니다. 이번 공동구매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김소연 시인의 <마음 사전>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동정은 행동으로 표출되고 연민은 마음으로 표출된다. 동정보다 연민 때문에 우리는 더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묶인다. 마음이 묶여버려서 연민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정하는 사람은 타자를 통해 내 자신은 그것을 이미 갖고 있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자긍심을 느낀다면, 연민하는 사람은 타자를 통해 내 자신도 그것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결핍감을 느낀다. 요컨대 동정은 이질감을 은연중에 과시한다면 연민은 동질감을 사무치게 형상화한다. 물에 빠진 사람을 동정한다면 119 구조대를 부를 테지만, 물에 빠진 사람을 연민한다면 우리는 팔을 뻗어 손을 내밀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참 새로운 시각이지요? 예전에는 불우이웃돕기라는 말을 썼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을 배경삼아 사진 찍어 자랑도 했었던 과거가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이질감 어린 <동정>을 뒤로 하고 동질감에 기반한 <연민>을 배워가는 모양새입니다. 이 글을 접하고 나는 <동정>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무엇이든 일단 좋습니다. 동정은 나름대로 행동력이 있고, 연민은 서로 깊이 연결되니까요. 모쪼록 신나는 협동조합의 사역에 마음을 모아주셔서 올 해도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댓글이 닫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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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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