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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Pastoral Column

심연에 뿌리내린 연민과 사랑

5/17/2020

 
그림
그림
 76행이 검열삭제되고 33행만 실린 전남매일신보 1980년 6월 2일자

​​
아아, 우리들의 도시
우리들의 노래와 꿈과 사랑이
때로는 파도처럼 밀리고
때로는 무덤을 뒤집어쓸지언정
아아, 광주여 광주여
이 나라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무등산을 넘어
골고다 언덕을 넘어가는
아아, 온몸에 상처뿐인
죽음뿐인 하느님의 아들이여


광주여 무등산이여
아아, 우리들의 영원한 깃발이여
꿈이여 십자가여

*검은 글씨:신문 게재
*붉은 글씨:검열 삭제

5.18 당시 전남매일에 실린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김준태)> 5연과 10연입니다. 이 시는 제목조차 뚝 잘렸습니다. 검열 삭제된 부분을 포함한 전문은 손에서 손으로, 복사신문으로, 그리고 외국기자의 비디오로 전 세계에 배포되었습니다.

검열 기준은 뭐였을까요? 계엄당국은 십자가가 무척 눈에 거슬렸나봅니다. 십자가! 그 날 신문에서는 먹으로 가렸을지 몰라도, 8-90년대 민주화 역사 가운데 군중의 함성으로 부활하여 여럿이 함께 짊어진 고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시인은 검열을 예상했기에 일부분만 살아남더라도 이면에서 메아리치는 울림의 생명력은 전할 수 있도록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잘 담아냈습니다. 예술의 신비이자 아름다움이지요.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도 러시아제국의 검열에 비밀스럽게 저항하며  <핀란드의 봄에 들어오는 행복한 느낌>이라는 화사한 페이크 제목을 달아서 작품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이 곡은 핀란드의 국가이자 미국 찬송가로도 불립니다.
​

수백만명이 죽어가고, 바다를 떠다니는 난민들은 감염의 위협에 노출된 채 눈물로 호소하지만 국경들은 봉쇄된 오늘입니다. 어둠 가운데 무거운 소식만을 전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요.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하늘뜻을 펴는 가운데, 밝게 웃으며 매 주일 온라인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의 심연에는 타자를 향한 연민과 십자가 사랑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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