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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Pastoral Column

텃밭 농사를 마무리하며

10/16/2022

 
올 한해 마지막이 될 지 모를 고추를 땄습니다. 심기만 했을 뿐인데 기르시는 분은 하느님이심을 다시 절감합니다. 우리는 거두기만 할 뿐입니다.

사실, 작년에는 고추가 무엇인지 심고나서 공부를 했습니다. 줄도 삐뚤빼뚤 엉망이었고, 간격도 너무 좁았습니다. 한 군데 몰아놓는 바람에 고추 한 번 따려면 나무와 나무 사이를 헤집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래도 ‘초심자의 행운’ 같은게 작용했으려나요? 수확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고추는 그냥 원래 잘 자라는 줄 알았습니다. 

올 해는 조금 더 야심차게 고추 농사를 지었습니다. 모종도 더 준비하고, 각을 맞추어 딱부러지게 줄을 세웠습니다. 간격도 제딴에는 널찍하게 잡았습니다. 편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일렬로 세웠습니다. 나무가 상할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다 해놓고 나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과연 수확이 좋았을까요? 이상하게 반토막이 났습니다. 똑같이 자연농을 했고, 더 바람도 잘 통했고, 초보 농사꾼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밭에 태어난 ‘금수저’ 고추나무 대접을 잘 해줬는데도 결과는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스포츠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게 있습니다. 1년차에 신인왕에 가까웠던 훌륭한 선수들이 2년차에 더 잘하려고 단점을 보완하다 보니 원래 있던 장점을 잃어버린 결과입니다.

햇살을 내리시고, 바람을 보내시고, 비를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제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이 멀었습니다. 2년차 실패의 원인 분석을 위해 좀 찾아보니 사실, 이 정도도 할렐루야였습니다. 몇몇 농부들이 고추는 절대 비료 없이 키울 수 없다고들 하소연합니다. 내가 한 일이 아닌 것에 괜히 기대치만 높아졌지, 이 정도만 해도 실상 감지덕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고수 농부들은 감사하나 봅니다. 하늘을 바라보나 봅니다. 오늘도 초보 텃밭지기는 인생 농사를 여러해 지어 보신 선배님들에게 한 수 배웁니다. 무엇보다 하느님만 바라봐야 함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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