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하느님은 틀린 표현인가요?
A. <하나님> 표기는 실제 사용하는 발음을 받아들인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자장면이 표준어지만, 짜장면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둘 다 용인된 사례입니다. 우리 나라에 한글 성경이 번역되어 들어온 것은 로스라는 선교사가 중국성경을 번역하여 만든 로스성경이 최초입니다. 중국어에 능통한 평안도 보부상에게 부탁을 하여 번역을 하게 됐는데, 자연히 당시 평안도 사투리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각 나라의 성경에는 God이 하늘님으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중국어로는 상제(위에 계신 주군)이므로, 하늘님, 천주님이 상당히 유사한 번역입니다. 평안도에서는 Heaven을 의미하는 하늘을 하 ㄴ + (아래아)+ ㄹ 로 쓰면서 읽을때 나는 소리가 <하날님>이 되었습니다. 결국 하날님에서 분화된 하나님을 성경 번역 용어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가톨릭은 천주님, 개신교는 하나님으로 쓰다가 표준어로 사용되는 하느님(하늘에 계신 주님)으로 1970년대 말 공동번역성서를 내면서 합의를 봤어요. 개신교 번역자들(문익환, 곽노순) 입장에서는 천주님에서 하느님으로 양보한 게 더 크다고 봤지만, 개신교회들이 대체로 공동번역성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합의의 정신이 무색해졌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어 표준어는 <하느님>, 기장교단과 성공회, 복음교회, 일부 연합정신이 강한 교단들을 제외한 개신교 다수교단에서는 <하나님>을 번역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적 표현과 이미지가 풍성하게 도드라지는 공동번역을 수십 해 사용해 왔고, 작년부터 다시 공동번역을 예배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 통독에는 개역개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번역은 번역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표현에서 유연하고 자유롭되, 한 가지만 유의합시다. “<하느님>은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은 표준어를 모르거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셈입니다. 댓글이 닫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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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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